와인오디오 단독 비교 청음기 - 매킨토시 프리/파워앰프 C53, MC462와 포칼 스칼라 유토피아 에보/마르텐 파커 트리오가 만나면 어떨까?

202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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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디에서도 쉽게 접해보시지 못하셨을 앰프/스피커의 조합과 청음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은 매킨토시의 분리형 앰프 C53과 MC462, 그리고 마르텐 파커 트리오와 포칼 스칼라 유토피아 에보입니다.

 

저희가 이 제품으로 청음을 진행하게 된 이유는 매킨토시 분리형 C53, MC462가 얼마 전에 입고되기도 했고, 모두 비슷한 가격대여서 비교하시기 좋은 제품군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르텐과 포칼 두 스피커의 성향이 각기 다르다 보니 매칭했을 때 어떤 소리가 날지, 이 두 거물급 스피커를 매킨토시가 잘 받쳐줄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스칼라의 경우 보통 매킨토시 MA12000과 매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매킨토시 MA12000은 저희도 입고예정에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포칼은 그렇다 쳐도, 마르텐과 매킨토시의 조합은 생소하실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포칼이야 두 말하면 입아픈 브랜드죠, 포칼만의 사운드를 구축하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요. 마르텐 역시 스피커 계의 다크호스이자 매니아층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입니다. 여기에 더해 매킨토시는 파란 레벨미터로 대표되는 상징성 때문인지 누구나 한 번 쯤 경험하고 싶어하시고 거쳐가고 싶으신 교과서, 수학의 정석 같은 브랜드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 올스타전을 방불케하는 이 만남이 너무나 기대가 되었습니다.

 

 

청음 곡은 클래식, 오페라, 재즈, 락, 가요 등 각기 다른 장르로 총 5곡을 선곡해보았으며, 동일한 곡으로 스피커를 번갈아가며 차례로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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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ruckner: Symphony No.9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9번 - 잔잔한 도입부와 달리 곡이 진행될수록 압도적인 뚜띠(Tutti:<전부>라는 뜻. <총주>라고도 번역합니다. 연주에 참가하는 모든 주자 또는 가수가 동시에 연주하는 것을 말합니다.)를 보여주는 곡, 후반으로 갈수록 모든 악기가 튀어나오며 스피커와 앰프를 극한으로 몰고가는 곡입니다. 하이엔드 스피커를 평가하는 기본과 같은 곡인 '말러 교향곡'보다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네요. 

  

스칼라: 인트로 부분 현악기 소리가 작게 들릴 때 어딘가 소리가 일그러지는 듯 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그 이유는 소리가 뭉개진다는 등의 나쁜 의미가 아니라 마치 제가 연주자로부터 악기를 이어받아 공들여 연주를 하는 상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생생하게 다가왔는데요, 소리의 방향성도 명징히 느껴졌습니다. 쨍하고 어딘가 건조한 소리를 낸다는 포칼의 단편적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직진성을 조금은 덜어낸, 좌우로 풍부하게 펼쳐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현의 긴장감, 밀도감 등이 잘 표현되었고 아무리 직진성을 걷어냈다 한들 스칼라답게 질러줄 때는 질러주는 느낌은 여전했습니다. 마치 지옥의 사자들이 한 곳으로 집중하여 불을 쏘는 듯한 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임팩트가 강했습니다. 이는 스칼라의 11인치 대구경 우퍼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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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 트리오: 스칼라보다 인트로 부분이 더 디테일하게 표현되었습니다. 마치 눈이 가득 쌓인 너른 마당 앞을 신나서 점점 빠르게 뛰어가는 아이와 강아지의 발자국 소리처럼 따뜻하게 느껴졌으며, 단계별로 소리가 커지는 힘이 전해졌습니다. 갈수록 볼륨을 높여가는 느낌, 크레센도 부분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절정 부분에서 강하게 빵 터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스펙트럼이 넓고 공간감이 느껴졌으며, 부드럽게 현을 어루만지는듯한 현악기 연주자들의 기척, 공연장의 분위기까지 담는 세심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르텐을 이른바 '감수성이 짙은 스피커'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여리고 디테일에 강하며 섬세한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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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lizabeth Watts - Idomeneo

 

엘리자베스 왓츠의 오페라 서사에 해당하는 곡입니다.(드라마, 영화와 같은 구성) 얼핏 들어보면 마치 화가 나 있는 듯한 보컬을 들을 수 있는데요, 둘 중 누가 더 많이 화가 났을까요?

  

파커 트리오: 마르텐 파커 시리즈를 두고 감수성이 짙다는 말 이외에 질감 표현에 능하다는 말을 수없이 하고 또 듣게 되는데 바로 그 장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곡이었습니다. 악기와 보컬의 여음, 배음, 치찰음이 바로 가수가 코 앞에 있는 듯이 아주 잘 느껴졌으며 특히 R 발음에 특화된 것처럼 들렸습니다. (스페인어를 잘 할 것 같은 발음이랄까요..) 거시적으로, 전체적인 무대를 관망하며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스칼라: 고음역대 엠비언스의 표현이 출중했습니다. 그 말인 즉슨 높은 음에서 공간감이 우수하며 적당한 온도감과 실재감을 갖춘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음식에도 맛있는 온도가 있듯이 따뜻하면서도 예쁜 소리가 났습니다. 청취자를 압도하는 고음부분에서는 진동이 바닥에 깔려있다가 발부터 머리 끝까지 전달되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고음 피치가 두드러졌고 T, F, S 등의 발음이 제 발로 튀어나오는 것처럼 강하게 들렸으며 무대를 망원경이나 카메라 렌즈로 클로즈업하여 미시적으로 바라보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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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Art Farmer - Born to be Blue 

 

아트 파머의 재즈곡으로서 색소폰의 관능적 느낌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곡인데요, 잘 아시다시피 색소폰은 사람의 목소리와 음대역이 비슷하여 오디오 컴포넌트의 중음역 재생 능력을 판가름하는 좋은 기준이 됩니다.   

  

스칼라: 색소폰이 높은 곳에서부터 미끄러져 내려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연음이 많이 느껴지고 재즈바의 실재감과 공간감 또한 고스란히 전달되었으며 색소폰 독주에 가까운, 선명한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연주자 특유의 운지법, 연주 습관, 악기의 터치감마저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워낙 사운드 구현력이 뛰어나다보니 다소 과장된, 판토마임에 가까운 한 편의 연극을 본 느낌이 들기도 했구요. 그래서인지 색소폰의 소리가 육감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경계가 분명하고 선이 굵은 그림 한 편을 감상하고 나온 것 같기도 했습니다.  

 

파커 트리오: 스칼라에 비해서는 확실히 부드럽게 들려서 한 편의 스토리텔링이 있는 예술품을 감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음이 강조되어 어쩌면 뭉뚱그려지는 듯 한 느낌이 들 수 있겠으나 취향에 따라서는 잘 버무려진 협연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밸런스와 조화에 집중한 공연 같달까요, 그리고 한 편의 샌드아트를 본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마르텐의 스피커 이름을 재즈 아티스트들의 이름에서 따오는 전통을 가지고 있으니, 마르텐의 스피커들이 재즈곡에 특화되어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찰리 파커 등 여러 브라스 주자들(콜트레인, 장고 등)의 이름을 보고 있노라면 마르텐 스피커의 제작자들이 재즈 광팬이자 뮤지션이어서 재즈 사운드 구현에 능한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더라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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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OTO - Rosanna 

 

토토는 미국을 대표하는 슈퍼밴드이자, 로잔나는 락의 레퍼런스가 되는 곡이기도 합니다. 토토라는 가수와 로잔나라는 곡이 가진 명성답게 녹음 퀄리티도 뛰어나지요.

  

파커 트리오: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엄청난 공명감이 느껴집니다. 다른 스피커에서는 크게 들을래야 들을 수가 없는 킥드럼 사운드의 여운마저 강하게 느껴지며 고음이 에코와 스테레오 효과로 흩뿌려지고, 진출되고, 토출되는 느낌이 듭니다. 후렴으로 갈수록 화음이 경계없이 어우러지는 노을처럼 느껴져 하모니의 진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스칼라: 처음에 드럼이 치고 나오는 소리부터가 다르게 들립니다. 드럼의 하이햇과 스네어 연주법이 제가 마치 연주자와 함께 악보를 보고 있는 듯 명확하게 느껴졌으며, 드럼 뿐만 아니라 각 악기마다 생동감이 더해졌습니다. 라이브 앨범을 듣거나 실제로 공연을 보는 느낌이 들고, 화음 부분은 마치 전자음스럽게 들릴 정도로 신비롭고 독특한 사운드를 뽑아냈으며, 특히 저음 부분이 오르간 소리처럼 경건하고 진하게 들렸습니다.  

 

스피커와 앰프가 상성이 좋지 않았다면 째지고 바스락 거리는 소리마저 들리는 곡인데  그동안 들었던 로잔나에 대한 기억이 모두 사라질 정도로 두 조합 모두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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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姚斯婷(Yao Siting) - 我的心太乱  

 

전형적인 동양의 아름다움을 여실히 보여주는, 여성보컬의 중국곡입니다. 

 

스칼라: 악기 질감 표현이 잘 살아났으며 중국어 특유의 발음이 더 잘 들렸습니다. 포칼의 스피커들이 크게 호불호가 없는 이유를 청음을 하면 할수록 느끼게 되는데요, 포칼 스피커를 누군가에게 설명할 때 클리셰와 같은 뻔한 표현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것은 글의 관점에서 보면 좋지 않은 것일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항상 균일하고 정확하며 사운드의 기준과 표준이 되는 정 가운데의 소리를 낸다는 것이겠지요. 아무리 유행이 빠르게 바뀐다 한들 클래식한 것을 이길 수 없고 진리는 변하지 않는 것처럼요. 이 곡에서도 포칼은 저를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노래 제목의 뜻이 '나의 어지러운 마음' 이거든요!)

 

듣다 보니 중국 곡임에도 혹시 우리나라 말인가 싶을 정도로 두 조합 모두 현실감과 스테이징이 대단했습니다. 이 조합으로 다른 중국음악을 들어보면 어떨까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파커 트리오: 악기의 퍼지는 소리에 집중하며 듣는 순간 녹아내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실력은 물론이고 어딘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연주자와 보컬의 만남이랄까요? 알 수 없는 제 3세계의 음악 같기도 했습니다. 오카리나와 같은 악기들은 만년 조연이라 여겨지곤 하는데 이런 악기들마저 특색을 잘 살려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좀 더 생생하고 청취자를 어루만져주고 달래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성 보컬은 어느 오디오 시스템에서나 거의 비슷하게 들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 곡은 촌스러움과 세련됨 가운데에서 적정선을 유지하면서도 오버 엠비언스를 보여주었으며 그만큼 오리엔탈 감성 특유의 공간감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이런 곡일수록 홀 톤을 얼마나 그럴싸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두 조합 모두 각자의 매력을 뽐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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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킨토시는 막연히 모양만 예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생각보다 묵직하며 굳건한 리니어리티,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보여주어 믿고 들어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지나가는 앰프 중 하나로 매킨토시를 선택하시는 분들께는 다소 플랫하고 단조롭고 과하게 평준화된 느낌이 드실지도 모르겠으나, 당연한 말이지만 어느 스피커를 만나느냐에 따라 앰프 역시 달라진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만큼 조합이란 경우의 수가 셀 수 없이 많으니까요.

 

일반적으로 질감과 파워, 잔향과 직진성 등 반대되는 성향으로 꼽히는 스피커는 다인과 포칼이었는데 마르텐 역시 빼먹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매력부자인 마르텐과 그 마르텐을 충분히 뒷받침해주는 매킨토시의 힘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하이엔드 스피커의 대명사인 포칼 스칼라는 말할 것도 없지요. 스칼라를 거쳤다면 매킨토시의 검증은 이제 끝난 것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동일한 곡을 연달아 들었음에도 같은 곡을 들은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조합에 따라 곡의 뉘앙스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는 스피커 고유의 특성을 언급하기에 앞서 앰프가 스피커를 받쳐줄 만큼의 구동력을 지녔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 신기한 청음 경험을 여러분들도 꼭 한 번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귀에는 어떻게 들릴지 궁금하시다면 언제든 와인오디오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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