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골드문트도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분들의 오해를 종종 사곤 했습니다. 진득한 맛이 없고 밝고 날카롭다는 이야기인데요, 한 마디로 전혀 상관 없는 "상상속 사운드"에 지나지 않습니다.
빠르고 정확하다는 말은 묵직하고 결이 곱다는 말의 반대말이 절대 아닙니다. 게다가 골드문트 사운드의 또다른 특징, 재생음의 이음새가 아주 자연스럽고 결이 고운 질감을 표현한다는 것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지요.
특히 골드문트의 TELOS 590 인티앰프는 애초에 동급의 분리형 앰프들에 대항하기 위해 출시된 플래그쉽 모델입니다.
적어도 구동력 측면에서는 포칼의 스칼라 유토피아 EVO 정도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역량이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와인오디오에 전시되어 있는 다른 대형기들, 가령 다인오디오 C4 플래티넘 같은 스피커의 구동에도 충분한 여유를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포칼 스칼라 유토피아 EVO 스피커와 골드문트 TELOS 590 앰프의 조합을 살펴봅니다.
빠르고 정확한 저음 특성은 두 제품 모두 공통인 사항입니다. 절대 저음역의 양감이 줄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저음의 해상도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저음의 잔향... 이라는 것을 느껴보신 적이 있는지요. 스칼라 + 590 조합에서는 단순히 웅웅거리기만 하는 재즈 트리오의 컨트라베이스 소리가 사실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울림이 뒤섞인 것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저음역의 잔향마저도 명확히 전달됩니다.
스테이징의 넓이나 디테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할 만한 가치도 없습니다.
두 제품 모두 스테이징에 있어서는 아주아주 예전부터 일가견이 있는 브랜드 출신이기에, 말 그대로 기본 중의 기본으로 깔고 갑니다. 참고로, 케이블링에 있어서 신형 PAD(purist audio design)제품을 활용하면 스테이징의 넓이 뿐 아니라 깊이감까지도 보다 사실적으로 연출할 수 있습니다. 새로 나온 Genesis 시리즈 케이블들이 정말 물건이더군요.(구형 PAD 케이블들은 골드문트의 스피드감을 잡아먹는다는 평이 있었지요.)
고음역의 질감은 한없이 하늘하늘 하면서도 뻗침이 좋습니다.
포칼 스피커의 베릴륨 역돔 트위터가 각 그레이드별로 다른 것이 사용된다는 것을 아시는지요? 유토피아, 그러니까 스칼라 유토피아 EVO나 디아블로 유토피아 EVO 등의 스피커에 사용된 베릴륨 트위터들은 아마도 금속 트위터 계열 중에서는 가장 실키한 사운드를 보여줄 것 입니다. 다이아몬드 트위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고음역이 쭈욱 뻗어가다 보면, 이 스피커가 어느 정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는지에 대한 감이 옵니다.
이 정도 이상 올라가는 소리에서는 어느 정도 롤 오프가 생기겠구나 하는 느낌도 있지요. 스칼라 유토피아 EVO의 경우 이러한 지레짐작 자체가 어렵습니다. 가령, 게리무어의 명곡 "The prophet"의 천장을 뚫어버릴 것 같은 전기기타의 뻗침에도 무언가 더 질러낼 것 같은 여유마져 느껴집니다.
바이올린 협주곡인 Zigeunerwizen(Sarasate) -Anne Sophie Mutter 의 경우 바이올린 독주 도입부의 칼같이 날선 보잉이 아주 매끄럽고 여유롭게 다가옵니다. 무척이나 타이트하고 긴장감 넘치고 격하기까지 한, 바이올린이 원래 이렇게 깽깽대는 악기인가 싶을 정도로 격정적인 연주이지만 듣는이는 귀가 피곤하지 않습니다. 포칼과 골드문트가 만들어내는 소리에 다름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