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기] 하이엔드를 보았다...골드문트 최신 모노블록 파워앰프(TELOS440)와 포칼 마에스트로 유토피아 EVO -포칼과 골드문트 조합 설치의 연대기
2021.04.14
이번에 소개해 드릴 설치기는, 최근에 드디어 완성형으로 시스템을 구축하신 한 고객님의 "오디오 연대기" 입니다.
이 년 정도 전부터 저희 와인오디오와 연을 맺어오신 고객님이신데요, 초/중급 하이파이 시스템부터 시작하여 오늘 소개해 드리는 하이엔드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저희와 함께 해주신 분입니다. 초반의 여러 가지 스피커들을 통해 본인께서 원하시는 소리를 찾는 과정, 1단계 업그레이드를 통해 포칼과 골드문트를 만나게 된 순간, 그리고 포칼/골드문트 조합을 유지한 채, 업그레이드를 해온 역사가 고스란히 이 장소에 남아 있습니다.
와인오디오와 함께 하신 오디오 여정의 첫 시작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교적 초반의 하이파이 시스템입니다. 바깥으로부터 모니터오디오 골드 100, JBL L100 Classic, 그리고 미니 모니터인 그라함오디오의 3/5a가 배치되어 있네요. 눈치채신 분들 계시겠지만 이 세 가지 스피커 모두, 눈감고 들어도 알 수 있을 만큼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녀석들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저 세 가지 스피커를 합해서 더 좋은 상급의 스피커 한 조 들이는 것이 낫다고 볼 수 있겠지만... 고객님은 수 많은 브랜드 중에서 "내 취향의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던 차 였습니다. 이 세 가지 스피커의 비교 청취는, 향후 고객님의 음악적 성향 결정에 큰 역할을 하였지요.
아마도 이 때가 골드문트와의 첫 만남이었던 것 같습니다. 골드문트에서 가장 많이 팔려나간 제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메티스7 인티앰프가 이 방에서 첫 선을 보였습니다. 이 때만 해도, 이 작은 공간에서 어지까지 업그레이드가 진행될 수 있을 지 상상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포칼과의 첫 만남입니다. 가운데 장식장 자체가 바닥에 고정되어 있다보니 배치에 한계가 있었네요. 기존 스피커 선수들의 2군 이동이 불가피합니다. 뒷 벽의 붙박이 책장과 더불어, 작은 오디오 샵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기 시작하네요. 오디오 음향 인테리어에서 이처럼 나무를 사용하는 것은 보기 좋을 뿐 아니라 자연스럽고 풍부한 사운드 연출에 큰 도움이 됩니다. 물론 내부가 크게 울리는 속 빈 가구들은 지양해야겠지요.
기억으로는, 이 당시 포칼과 골드문트 조합 사운드에 크게 감명을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 취향의 정점에서 비로소 고객님 본인의 취향을 정리해나가기 시작하신 거죠. 그리고 몇 개월 후....
기존 사용하시던 스피커 두 종류가 방출되고 본격적인 업그레이드가 가속붙게 됩니다.
포칼 스칼라 유토피아 EVO 스피커와 골드문트 TELOS 590 인티앰프의 하이엔드 사운드가 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와인오디오부터 구입하셨던 지난 제품들은 저희가 모조리 다 매입해 드렸습니다. 고객님께서는 이제 더 이상 공부와 선택이 필요하지 않으셨으니까요. 공간적으로도 한결 여유로워 보입니다. 그리고 선택과 집중이 시작되었습니다.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포칼/골드문트 사운드의 장점이 제대로 드러나던 순간이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이번 만큼은 고객님께서도 고민을 많이 하셨던 것 같습니다. 메티스7과 디아블로 유토피아 EVO 조합으로 시작된 포칼과 골드문트 조합, 그 사운드가 본인 취향의 정점임을 인지하셨고, 이어서 바로 스칼라 유토피아 EVO와 TELOS590 인티앰프로 업그레이드를 하셨습니다만, 이 두 브랜드 조합 사운드의 끝을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대형기 스피커를 들이기에 여러 가지 불리한 요소들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었네요.
결과적으로는 이 공간에서 끝을 볼 수 있는 하이엔드 시스템이 비로소 완성되기에 이르렀습니다. 크지 않은 공간, 그리고 붙박이로 바닥에 붙어 있는 장식장이 있는 공간에서 과연 어떻게 시스템이 구성될 수 있을까... 와인오디오 측에서도 함께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결단은 내려졌고... 포칼의 기함급 대형기 스피커인 마에스트로 유토피아 EVO가 그 위용을 드러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 규모의 대형기 스피커라면 말도 안되는 청취 공간이지만 포칼 유토피아는 또 다릅니다. 가장 문제가 될 소지 있는 저음의 유연한 제어가 가능했기 때문이지요. 스칼라 유토피아와 동일한 11인치 우퍼 유닛이 한 개 더 달려있는 마에스트로 유토피아, 하지만 단순한 우퍼 추가의 의미가 절대 아닙니다.
포칼 유토피아 시리즈 최상급기에서나 사용되는 우퍼 댐핑 조절 시스템, 그것을 패시브 타입으로 구현한 유일한 스피커가 바로 마에스트로 유토피아 입니다.
스피커 후면의 점퍼, 이 부분을 조절해서 우퍼의 댐핑 특성과 중고음역의 음압을 상대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룸 어쿠스틱에 대응할 수 있는 포칼만의 노하우라고 할 수 있지요.
아무튼, 마에스트로 유토피아 EVO의 설치된 사운드는 우려와는 달리 매우 출중한 밸런스를 보여주었습니다. 공간을 가득 채운다는 것보다도, 공간에서 귀에 거슬리는 피크 포인트 없이 매끄럽게 재생된다는 것이 더욱 중요한 설치였습니다. 촉촉한 질감과 칼같은 해상력, 쏟아지는 정보량과 정갈한 소릿결 정리.. 서로 상충되는 것들이 한꺼번에 만들어지는 순간입니다. 제로백 4초대의 슈퍼카에서 리무진의 안락함을 동시에 느낀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합니다. 말 그대로, 하이엔드 사운드 입니다.
대형기 스피커는 컨트롤이 관건입니다. 앰프 자체의 실력이 형편없다면 제 아무리 난다 긴다 하는 하이엔드 스피커도 그저 보기 좋은 장식품에 불과하지요. 내친 김에, 마에스트로 유토피아 EVO의 러닝 메이트로 포칼의 최신 분리형 앰프가 투입되었습니다.
Mimesis 37S 프리앰프와 TELOS 440 모노블록 파워앰프 조합이 바로 그것입니다.
골드문트의 가장 최신 앰프 시리즈인 이 두 모델은, 브랜드에서 밝힌 레퍼런스이자 경쟁기가 바로 TELOS 1000 시리즈 입니다. 검색해 보시면 무지막지한 가격표와 스케일에 놀랄 만한 제품이지요. 아무튼 하이엔드 브랜드에서도 가성비라는 것을 굳이 따진다면 골드문트가 절대 빠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프리앰프인 Mimesis 37S는 전원부 분리형의 정통 아날로그 프리앰프 입니다.
경이로운 수준의 스펙은 깨끗함의 극치를 보여주지만 음악적 감흥과 뉘앙스, 즉, 내가 "음악을 듣고 있구나"하는 확신을 절대로 놓치지 않습니다. 결이 곱다는 느낌과 윤곽이 뚜렷하다는 느낌... 이 역시 반대 상성인 요소이지만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프리앰프 입니다. 기존의 27.8프리와 비교하더라도 급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지는 프리앰프지요.
TELOS440 모노블록 파워앰프는 기존 TELOS360과 비교하더라도, 쉽게 말해 인티앰프와 분리형 앰프간의 차이만큼 큰 음질차이를 보입니다. 더 강력해진 힘은 그보다 더 이룩하기 힘든 선형성(Linearity) 을 절감하게 해줍니다. 재생 볼륨에 상관 없이 완벽히 동일한 토널 밸런스와 스테이징의 깊이가 유지됩니다. 작은 볼륨일 수록 질 좋은 파워앰프가 필요한 바로 그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뭐, 디자인이야... 골드문트입니다. 스위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고 가장 잘 어울리는 바로 그 질감과 디자인이죠.
메인 소스기기는 오렌더의 A30 뮤직 서버 입니다. 현재는 N30 등의 플래그쉽 제품이 출시되어 있지만, 제대로 된 DAC를 탑재한 소스기기로는 A30을 현존 최강으로 손꼽을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 생각에... 오디오 소스기기는 특히 하이엔드로 갈 수록 착색은 배제하고 정보량과 공간감 표현에 올인해야 한다고 보는데요, 바로 이런 컨셉을 충실히 이어가는 브랜드가 오렌더입니다.
오디오 시스템의 색채감과 질감표현, 그리고 음악적 뉘앙스는 앰프와 스피커 조합에서 조절하는 편이 정석입니다. 소스기기에서는 말 그대로 "윗 물이 맑아야"한다는 기본이 되어있어야 합니다. 오렌더 A30의 아날로그 출력 품질은 이런 기본중의 기본이 잘 잡혀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칫 밋밋해지기 쉬운 소스 다이나믹스와 공간 입체감 표현에 아주 적극적으로 실력발휘를 합니다. 음악이 살아난다는 표현이 가장 적합한 소스기 입니다.
중간 붙박이 장식장을 제거할 수 있었으면 금상첨화였겠으나, 당분간은 이러한 세팅을 유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기를 전통적으로 바닥에 늘어 놓거나 하는 그림은 아니지만, 골드문트와 오렌더의 디자인적 일치(오렌더의 디자인과 마감은 골드문트와 놀랄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그리고 골드문트 제품의 마감 퀄리티가 이런 배치의 구성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매커니컬 그라운딩이 기본되는 골드문트 제품은... 경우에 따라서는 하나의 탑 처럼 세팅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포칼과 골드문트... 와인오디오가 국내에 선보이고 유행시킨 조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벌써 몇 년의 시간을 통해 많은 사용자들의 검증이 확인되는 조합입니다. 가장 미니멀한 조합인 메티스7+디아블로 유토피아부터, 오늘 설치기의 마에스트로 유토피아+37S/440 하이엔드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격대와 공간적응력으로 많은 분들께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있습니다.
설치기에 소개된 모든 제품들은 논현동 와인오디오 매장에서 그대로 청음해 보실 수 있습니다.